지원할 학교도 정했고 시험 점수도 나왔고 서류 전형 일정도 나왔으니 이제 지원할 일만 남았다. 미국 학교는 서류 지원에 필요한 어카운트를 만들기는 했지만, 한국 학교보다 수업 진도가 빠르고 등록금도 비싸서 한국 학교 결과를 본 다음에 지원하기로 했다.
미리 준비를 하는 성격이라 여름부터 작년 전형 공고를 보고 필요한 서류를 확인해두었다. 한국 학교는 서류를 인터넷으로 접수한 후 원본은 제출해야 해서 성적표부터 미국에서 뽑을 수 있는지 체크해햐 했다.
졸업증명서/ 성적표
대학원 지원에 학부 졸업증명서와 성적표가 필요한데, 인터넷으로 성적표를 받으려 하니 학번을 입력해야 한다. 내 학번이 뭐더라? 1999…. 그 다음에 뭐더라 .. 잠시 당황했지만 … 어떤 사람말 대로 손가락이 기억한다더니 … 어느새 내 손가락이 자판을 치고 있었다. 중간 숫자가 가물가물 하긴 했지만 내 학번을 아직도 기억하는게 신기했다.
학번을 쉽게 기억해낸 만큼 금방 뽑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내가 쓰는 맥으로는 성적표를 출력할 수가 없었다. 마침 아들이 게임하려고 그랬는지 윈도우 컴퓨터를 설치한게 있어서 거기에 접속해 출력을 했는데 .. 웬걸 ..? 글자가 제대로 인쇄가 되지 않았다.
원인을 찾아보니 컴퓨터에서 폰트 설정을 바꾸고 출력해야 했다. 종이 두 장 뽑는데 하루 종일 걸렸던 그날 … 이렇게 힘들게 출력을 해서 원본을 준비해놨는데, 막상 원서 접수 할 때 보니 온라인으로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거다. 세상은 좋아졌는데 그걸 몰랐던 나는 괜히 헛고생만 하고, 몇 천원 더 썼다지..
지원서
지원동기와 학업계획을 써서 내야 했다. 공부를 왜 하고 싶은지, 어떤 부분을 배우고 싶은지 생각을 많이 하고 지원했기 때문에 지원서를 쓰는게 힘들진 않았다. 혹시 다음에 테솔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전체 공개한다. 지원서를 쓰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 대학원 입학 원서도 컨설팅 해주는 곳들이 있던데.. 꼭 그런게 필요하나 싶기도 하고, 공부하고 싶은 이유가 분명하다면 첨삭이나 컨설팅 없이 써 나가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지원서는 별 어려움 없이 써서 제출했는데, 원본서류를 우편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또 삐그덕거렸다. 요즘엔 우체국 가서 편지를 보낼 일도 없고, 국제 우편은 코로나 때 마스트 보낸 이후로 써 본 적이 없다. 코로나때 마스크를 보내면서 애를 먹었던 기억이 떠올라 우체국에 가고 싶지도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가야했다. 한국어로 된 주소를 타이핑 하느라 끙끙대는 미국 직원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젤 빠른걸로 해달라고 주문했는데 … 젤 빠른게 일주일이 넘게 걸린다구?? 연말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서류를 서둘러 준비했으니 망정이지 3-4일 걸릴 거라고 생각하고 늦장을 부렸으면 서류 접수도 못 할 뻔 했다. 아무튼 보내달라고 하고 결제를 하려는데 응? 70몇불?? 종이 몇 장 보내는 데 무슨 70불이 넘는다는거지? 우체국 직원도 의아한지 다른 요금제를 넣어서 조회해보겠다고 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이 정도면 ups나 fedex 가 낫지 않나 싶어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 조회해보니 이쪽은 100불이 넘고 … 서류 접수에 십만원 넘게 쓸 일은 아니다 싶어서 우체국 빠른 등기로 보내기로 했다. 국제 우편 빠른 등기는 70불이 넘는군.. 이래저래 돈이 쏠쏠히 들어간다.
솔직히 말하면.. 합격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기에 떨어질까 걱정하진 않았지만, 서류 접수에서 누락이 될까봐 며칠 좀 초초했다. 모든 서류 접수 된 것을 확인하고 연말을 즐겁게 보낸 후.. 새해가 되어 즐거운 마음으로 서류전형 합격 소식을 받았다. 몇 년 만에 듣는 합격소식인지 ^^ 아이들 키우면서 내가 잘하는 거 보다 아이들이 잘 하는게 기분 좋다, 아이들이 잘 되는게 더 낫다 생각했는데 내이름이 적힌 합격 메일을 보니 기분이 꽤 좋았다. 새해 첫 시작이.. 괜찮은 2025년이네 :) 이제는 면접준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