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을 준비하던 2000년대 초반 학원에 다니면서 테솔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때 이미 대형학원에는 외국에서 테솔 학위를 받고 온 강사들이 있었다. 2002년 미국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 영문과 친구들은 학부 수준의 테솔 수업을 듣기도 했는데, 나는 복수전공으로 선택한 경영학과 수업을 들어야 하기도 했고, 티칭은 내가 할 일이 아니라 생각했기에 듣지 않았다.
회사에서 일 할 때만 해도 티칭 수업을 듣지 않았던 걸 후회하지 않았다. 그런데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고 나서야 학부 때 쉽게 들을 수 있을 때 들을껄 하며 후회를 했다. 그때도 또 나에게 테솔을 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미국에 오니 영문과출신인데 왜 테솔을 하지 않는지 묻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마다 티칭은 내 체질이 아니라고 답을 했었다. 가르치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기도 했지만 내가 미국에 왔던 2012년 만 해도 학위는 학교에 다니면서 받아야 하는 거였다. 설령 하고 싶었다 해도 둘째 아이를 임신하는 바람에 할 수도 없었을거다.
미국에서 4살 터울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공부나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10년이 훌쩍 지났다. 반년 정도는 출장을 다니는 남편 덕에 다른 걸 해볼 여력도 없었다. 큰 아이가 중학생을 졸업 할 즈음에야 여유가 생겼는데, 그때 되서 뭘 해보려고 하니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았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코비드 때 시간을 활용해 뭔가를 하고 있는데, 나는 그마저도 늦었던 거다.
테솔은 자격증 과정이 있기에, 내가 정말 테솔을 하고 싶었다면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었다. 온라인 강의 몇 주만 잘 들으면 자격증이 나오기도 하고, 공부방처럼 한 사람이 만든 커리큘럼을 테솔이라며 수강생을 모집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프로그램도 나름대로 노력을 들여 참여하겠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온라인 수업 몇 주, 한 사람의 강의 몇 주를 듣고 테솔이라는 학문을 한다고 말하고 싶진 않았다. 더욱이 테솔을 반드시 해야겠다는라는 마음이 아니니 테솔을 하려면 자격증 certifiction 과정보다는 학위 master degree 과정을 하는게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자격증 과정으로 얕게 공부하고 테솔을 했다고 하기는 싫었다. 다행히 학부 때 영어를 공부했고 졸업했고, 꾸준히 영어공부를 했으니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아이들이 자라서 여유는 생겼지만 그렇다고 학교에 통학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다행히 테솔은 경우 현직 선생님들이 많이 듣기 때문에 대부분 온라인 과정이 많다. 코비드 시대를 겪으며 온라인 수업에 적응이 되었다는 장점도 있다. 먼 거리에 있는 학교에 가지 않고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을 활용해 공부하면 되니까 충분히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이왕 공부하는 거 이름있는 학교에서 공부해보자는 생각에 명문대부터 알아보니, 좋은 학교일 수록 통학해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덕분에 학교 욕심은 쉽게 내려놓고 온라인 과정을 알아보는데 이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어떤 학교는 선생님 자격증이 있는 사람만 지원할 수 있었다. 교사 면허가 없어도 되는 학교도 여러 곳 있었지만 괜찮아 보이는 과정에 지원하려니 지원할 때 추천서가 필요했다. 나에게 추천서를 써 줄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
경력단절에 아는 사람도 없는 내가 추천서가 필요한 미국 대학에 당장 진학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한국 학교로 눈을 돌렸다. 사이버 대학원에서 테솔 석사 과정을 공부 할 수 있는 학교가 있긴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도 없고, 일을 해도 미국에서 직장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 학교 학위가 의미가 있을까 싶어 고민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등록금이 미국 학교 보다 저렴하고 입학 장학금 제도도 있는데다, 졸업을 하면 어쨌든 석사니까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 사이 또 열심히 인터넷 검색을 해 티칭 라이센스와 추천서 없이 입학 할 수 있는 대학원 과정도 찾아냈다. 이 학교는 TESOL 이 아닌 TESL 학위로 Teaching English as Second Language, 즉 영어권 나라에서 영어를 제2언어로 배우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정이다. 테솔보다는 분야가 좁다고는 하지만 미국 학교이고,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으며 미국에서 일을 하게 될 경우에는 이 학위과정이 더 잘 맞는 거 같다. 지원서부터 영어로 써야 하고 수업도 다 영어로 해야 하니 한국 학교에 다니는 것 보다 부담은 되겠지만 미국 학교가 최종학력이 되는 건 좋으니까 ^^
지원할 학교는 정했으니 … 이제 슬슬 시험 준비를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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